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 2020년 3월 거리두기가 처음 도입된 후로 약 2년 1개월 만이다. 거리두기로 제한되었던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정부는 다음 달 초에 실외 마스크 계속 착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하더라도 일부 마스크 착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의 감염 예방 효과 때문이다. 지난 22일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1,2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를 겪으면서 느낀 점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월 검토 예정인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확정된다고 해도 응답자의 51.8%는 ‘코로나 상황으로부터 스스로 안전함을 느낄 때까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의무 해제와 관련 없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길 원하는 것이다.
나홀로 마스크 효과 있나
그렇다면 혼자서만 마스크를 쓰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 모두 마스크를 벗는다 해도 감염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혼자 마스크를 쓰더라도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할 때 마스크의 감염 예방 효과가 가장 좋지만, 혼자서만 착용하는 것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마스크가 바이러스 입자와 코, 입 사이의 장벽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기능한다. 착용자의 균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과 외부의 세균을 걸러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공기 중 세균 자체가 줄어들어 감염 확률이 줄어든다. 공기 중 감염원 자체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마스크를 다 같이 착용하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 누군가 마스크를 벗는다면 이러한 차단 효과를 볼 수가 없다. 혼자 마스크를 쓰는 것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마스크의 필터 효과 때문이다. 마스크의 필터 효과가 좋을수록 감염 예방 효과도 커진다.
미국 CNN의 보도에서 에어로졸 입자를 연구하는 UC 데이비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카파(Christopher D. Cappa)는 ‘혼자 마스크 쓰는 것’의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카파 교수에 따르면 혼자 쓰는 마스크의 효과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첫째, 마스크가 자신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 둘째, 마스크의 필터가 얼마나 좋은지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의 보호 효과가 달라진다. 마스크가 얼굴에 잘 맞을수록, 필터가 세균을 꼼꼼하게 걸러낼수록 보호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마스크를 착용할 때엔 얼굴에 잘 밀착되도록 쓰는 것이 좋다. 마스크가 잘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얼굴에 손을 대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보자. 이때 공기가 새는 느낌이 들지 않아야 마스크를 잘 착용했다고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얼굴에 더욱 밀착시키기 위해서는 귀 끈을 묶는 것이 좋다. 실제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수술용 마스크를 그냥 착용할 때의 보호 효과는 7.5%였지만, 수술용 마스크의 끈을 묶어 얼굴에 밀착되도록 하면 보호 효과가 65%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파 교수는 "잘 맞는 N95 마스크(필터 성능이 매우 뛰어난 의료용 고효율 마스크)는 착용자가 흡입하는 잠재적인 감염 입자의 양을 20배 이상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마스크의 밀착성과 필터 효과가 중요하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KF 마스크는 일반 수술용 마스크에 비해 유해 물질 차단 효과가 좋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는 하이닥 Q&A에서 “KF 뒤에 있는 숫자는 얼마나 작은 유해 물질이나 비말에 포함된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숫자이다. 80은 80%, 94는 94% 차단이 된다”며 KF 마스크의 효과에 관해 설명했다.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적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정책과 상관없이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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