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유난히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진다. 그런데 봄철 피로감이 평소보다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갑상샘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목 아랫부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눈이 돌출됐다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나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갑상샘 이상 여부는 혈액 속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파악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검사가 '갑상샘 호르몬 검사'다.
◇ 갑상샘 호르몬 검사 한 줄 요약
갑상샘과 관련된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파악하여 갑상샘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검사다.
◇ 어떤 검사인가요?
환자의 갑상샘 호르몬 혈중 농도를 파악하는 검사다. 시간이나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채혈할 수 있다.검사 전 환자가 특별하게 준비해야 할 사항은 없다.
주요 검사 대상인 호르몬은 T3, T4, TSH와 유리(Free) T4이다. 갑상샘에서 분비되는 T3, T4 호르몬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여러 신체 장기들의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체내에 갑상샘 호르몬이 부족할 땐 뇌하수체에서 갑상샘자극호르몬인 TSH가 분비된다. 유리 T4는 단백질과 결합되지 않은 T4 호르몬이고, 몸속에서 실제로 호르몬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만약 갑상샘 호르몬 검사를 했을 때 이상 소견으로 진단받았다면, 전문의가 갑상샘 항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 이 검사를 받으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 또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원인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갑상샘 과산화효소 항체(TPO Ab), 항갑상샘 글로블린 항체(Tg Ab), 또는 TSH 수용체 항체(TSH receptor Ab. TRAb) 검사가 있다.
◇ 누가, 언제 받아야 하나요?
갑상샘 기능 저하증 또는 갑상샘 항진증이 의심된다면 갑상샘 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 질환의 전조증상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발생했다면 식욕은 감소하는데 체중이 증가하거나 손으로 눌러도 들어가지 않는 부종이 생긴다. 소화불량, 우울증, 피부건조증, 월경량 증가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 발생했다면 식욕이 증가함에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땀이 많이 나고, 외형적으로 눈이 돌출된다. 호흡곤란, 불면증, 빈맥, 손 떨림도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전조증상이다.
◇ 갑상샘 호르몬 검사 결과
- 정상 소견
· TSH: 0.35 ~4.49 μ U/mL
· T4: 4.5~11.0 μ g/dL
· T3: 0.58 ~ 1.59 ng/mL
· 유리(Free) T4: 0.70 ~ 1.48 ng/dL
"TSH, T4, T3, Free T4 수치가 모두 정상이에요."
네 가지 호르몬 수치가 각각 정상 범주 안에 속한다면, 정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아울러 갑상샘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에 언급된 수치는 절대적이지 않다. 측정 기관 또는 측정 방법에 따라 정상 범주가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아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 이상 소견
· TSH: 4.49 μ U/mL 초과
"TSH 수치가 높아요."
TSH가 과다 분비되고 있다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항체 검사 결과와 유리 T4 호르몬 수치의 증감 여부를 토대로 구체적인 검사 결과가 달라진다. Free T4가 감소하고 TPO Ab 또는 Tg Ab 검사가 양성이면 하시모토 갑상샘염으로 진단한다. Free T4와 T3 수치가 정상이라면 무증상 갑상샘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한다.
- 이상 소견
· TSH: 0.35 μ U/mL 미만
"TSH 수치가 낮아요."
TSH가 과소 분비되고 있다면 갑상샘 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갑상샘 항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마찬가지로 항체 검사 결과와 유리 T4 호르몬 수치의 증감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에 환자의 상태를 진단한다.
만약 유리 T4가 증가하고 TRAb 검사가 양성이면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한다. 그런데, 유리 T4 수치가 감소하거나 정상이라면 반드시 갑상샘 질환으로 의심하지는 않는다. 전신 질환 또는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물 때문에 TSH 호르몬 수치가 낮게 나왔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라면 전문의의 자문을 받고, 임상적 증거들을 종합해서 갑상샘 질환이 맞는지 판별해야 한다.
감수 = 하이닥 상담의사 엄문용 원장 (은평탑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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