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유가 뭘까.
아스파탐은 식품에 단맛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로,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2개가 결합된 감미료다. 1981년에 미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이후에 일본, 유럽 등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과 열량은 동일하지만, 감미도는 설탕보다 약 200배 높아 소량만 사용해도 단맛을 낼 수 있다. 그간 WHO 산하의 두 전문기구인 국제암연구소(IARC)와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FCFA)는 아스파탐의 안전성에 대해 각각 평가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를 오늘 발표했다.
"피클 역시 2B군으로 분류"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 분류의 2B군(인체 발암가능 물질)으로 분류했다. IARC는 아스파탐과 같은 물질 자체의 암 발생 위험성을 평가하여 4개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체 발암성과 관련한 충분한 근거자료가 있는 경우 1군, 인체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실험 근거자료는 충분한 경우 2A군으로 분류한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인체 발암가능물질로,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이다. 인체와 동물실험 자료 모두 불충분한 경우 3군으로 분류한다. 2B군에는 일상 식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피클도 포함되어 있다. 2B군으로 분류되더라도 식품으로 섭취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참고로 IARC는 술, 가공육 등을 발암물질 1군, 65도 이상의 뜨거울 음료 섭취,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 등을 2A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IARC는 어떤 물질 자체의 암 발생 위험성을 확인하는 기초적인 단계로, 얼마나 많은 양에 노출되어야 위험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 아스파탐을 식품을 통해 실제 섭취했을 때 인체 위해성 여부는 JECFA에서 평가하고 있다. JECFA는 이전에 설정된 1일 섭취 허용량을 유지하고 현재의 섭취 수준에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이번 JECFA의 평가결과와 2019년에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했을 때 현재 아스파탐의 사용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제로 콜라, 하루 55캔 마셔야 1일 섭취 허용량 도달"1일 섭취 허용량이란 사람이 어떤 물질을 평생 동안 매일 먹어도 건강상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하루 섭취량을 말하며 사람의 체중 1kg 당의 양(mg)으로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아스파탐의 1일 섭취 허용량은 40mg/kg으로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인 성인의 아스파탐 하루 섭취 허용량은 2,400mg인 것이다. 아스파탐이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1일 섭취 허용량에 도달할까. 제로 콜라(250mL)의 경우 약 43mg의 아스파탐을 함유하고 있다. 체중 60kg인 성인의 경우, 제로 콜라를 하루 55캔 가량 마셔야 1일 섭취 허용량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2019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1일 섭취 허용량 대비 약 0.12%이었다. 아스파탐이 함유된 식품을 선호하는 국민의 섭취량도 약 3.31%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참고로 아스파탐 이외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스테비올배당체·효소처리스테비아, 사카린나트륨 등의 감미료 평균 섭취량도 1일 섭취 허용량 대비 0.2~1.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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